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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내게 보인것들)

김형관 개인전: 감로 甘露 – CR Collective

2018년 참여예술인으로 함께했던 김형관 작가의 개인전에 다녀왔습니다.

꾸준히 열심히 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부럽기도 하고, 좋습니다.

아래는 퍼온 내용이고, 전시장 사진은 따로 그 밑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전시포스터

 

씨알콜렉티브(CR Collective)는 2019년 올해의 'CR 작가'로 선정된 김형관의 개인전 《감로 甘露 (Sweet Water)》를 8월 20일부터 9월 28일까지 개최하고 있다.

공간을 가로지르며 놓인 유리창엔 괴물 같은 형상이 그려져 있고 그 유리창에는 자신이 비친다. 곧 굿판이 벌어질 것 같은 풍경이지만 유심히 보면 벽에 붙은 그림과 탱화는 색테이프로 만든 것이다. 선반 위엔 마른 화분, 부탄가스통 등 길에서 주워온 것 같은 물체들이 놓여있다.

김형관은 오랫동안 주제로 삼아온 굿이나 무속신앙 등의 초자연적인 샤머니즘을 자신만의 예술로 승화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이러한 작업에서 나아가, 이번 전시에서는 ‘감로탱화(Nectar Ritual Painting, 甘露幀畵)’에 등장하는 ‘아귀(餓鬼)’를 비롯한 다양한 요소들의 상징성을 동시대가 그리는 디스토피아(Dystopia) - 유토피아(Utopia)간의 긴장으로 빚어낸다.

감로탱화는 영혼을 천도(薦度)하는 불교의식에 사용된 조선시대 불화로서 아귀에게 감로(이슬-진리)를 베푼다는 뜻에서 ‘감로도’라고 한다. 아귀는 고통을 당하는 육도(六道)중생이기도 하고, 동시에 돌아가신 조상이 해탈에 이르지 못하고 윤회하는 죽음을 뜻하기도 한다. 감로도에서의 아귀의 모습은, 몸이 앙상하게 마르고 목구멍이 바늘구멍 같이 좁아서 음식을 먹을 수 없다. 굶주림의 고통 속에 사는 험악하고 흉측한 형상으로 묘사되어있다.

이번 전시는 이런 아귀의 모습을, 창문으로 확장된 공간에 등장시킴으로써 감로탱화 속을 거닐 듯 시공간적인 체험을 하게 한다. 그리고 전시장을 가로지르는 유리창 안에 다양한 아귀의 형상을 화려한 색과 단순화한 형태의 시각언어로 전환한다. 그가 그리는 동시대 감로탱화 속 아귀는 이미 흉측한 모습이라기보다 보다 매력적인 감각 이미지로 무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감로에 대해 작가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의미를 부여한다. 

“땅(土), 물(水), 불(火)을 통해 수증기로 기화되어 맺히는 것이 이슬인데 이 그림은 결국은 궁극에 인류를 위해 꼭 필요한 ‘진리’ 혹은 ‘깨달음’이고 그걸 순환하는 인간의 죽음과 욕망을 통해 강렬하게 부각시켜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아귀는 현대사회에 속 시스템이자 변형된 인간이 처한 상황일지도 모른다. 자본의 패권과 무한한 권력, 신기술, 첨단과학이라는 이름의 탐욕과 욕망을 쫓아 흉측하게 된 아귀, 방송미디어를 통해 듣는 인간 세상은 어쩌면 육도에 윤회, 지옥도에 갇힌 아귀들이 아닐까... 이번 전시는 위험에 노출된 풍경과 사물들을 통해 인류의 구원과 희망적 낙관을 기대 할 수 있는 것인가를 질문하고자 한다.”

김형관 작가는 2013년 샤머니즘미술관에서의 《밤 그늘》 전시를 통해 무속에 대한 그의 관심을 드러냈다. 이후 커팅 시트 및 다양한 색 테이프를 통해 화려한 색감의 도식화된 문양으로 키치적인 공간설치를 해왔다. 특히 ‘오복시장’ 프로젝트를 통해 서민적인 사물과 가장 익숙한 정서를 창출하여 인간의 욕망과 자본, 그 약하고도 악한지점을 조명해왔다. 이번 씨알콜렉티브에서의 전시에서는 조선불화인 감로탱화를 동시

대적 화면으로 전환하여, 아귀 같은 자본문명이 잡아먹은 감각적인 디스토피아를 그림으로써 잃어버린, 또는 놓치고 있는 유토피아적 삶에 대한 갈망을 표현하고 있다.

 

남형권  nhkbk@naver.com

<저작권자 © 불광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OS 5DMK III / 삼양 AF14mm F2.8 EF / ⓒ2019임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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