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인생의 배경음악..

Uriah Heep - Rain (1972, Album "The Magician's Birthday)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참 들을 노래가 많다. 세상에 비에 관한 노래들을 모으면, 얼마나 많은 곡이 포함이 될까..


우울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비, 기쁜마음으로 바라보는 비, 슬픈마음으로 바라보는 비, 내리는 비는 한가지인데, 비를 바라보는 시선들은 참 다양하다.

 

노래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 노래를 들을 당시, 또는 그 노래를 찾았을 당시의 기분들, 상황들이 그 노래를 들으면 기억이 나는 아주 묘한게 노래다.

 

전영혁의 음악세계 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어쩌면 대한민국에 팝음악을 보급하는데 있어 지대한 역할을 하신 그분의 프로그램은 정말 많은 마니아를 가지고 있었다.

나 역시도 어렸을때는 잠 안자고 많이 들었었다.

 

어느날, 그 프로그램에서 참 슬픈노래를 만났다.. Uriah Heep 의 "Rain" 이다. "It's Rain Out Side" 로 시작하는 그 데이빗 바이런의 목소리에 나는 그 새벽 잠을 못잤다.

다음날부터 물론 그 노래를 찾아 열심히 다녔지. 하지만, 라이센스는 커녕 아무것도 구할수가 없었다. (다시한번 대한민국의 열악한 라이센스 시장을 한탄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당시 종로에는 대형 음반가게가 있었다. 신나라 레코드 이다.

종로3가에 하나, 종각에 하나 두군데가 있었다. 대형이라고 표현하기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음반가게의 마트형..?? 정도가 되지 않을까.. CD부터 당시에는 뮤직비디오 테잎도 수입으로 있었고, 가요나 팝음반들이 잘 정리되어 있는 큰 매장이었다.

물론 동네 음반가게 보다는 가격이 좀 비쌌던것 사실이다.

 

종로3가에 있는 매장을 주로 갔었는데, 하루는 종로3가 매장에서 광화문쪽으로 걷다가, 종각 매장을 들어가게되었다. 원판을 따로 진열해 놓은 코너가 있었고, 거기서 Uriah Heep 의 The Magician's Birthday 음반을 발견하게 된거다. 독일반으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빽판이고 뭐고 저걸 사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

 

당시로는 라이센스 3장정도를 살 수 있는 가격이었다. 한국에서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것 만으로 만족을 하고 돌아서는데 어찌나 아쉽던지..

 

나 뿐만 아니라 이 음반은 친구(편의상 앞으로 이 친구를 Y 라고 부른다) Y 도 구하고 있을때 였다.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거기에 있더라.

가자 사주마, 하고 같이 신나라 레코드 종각매장에 갔다. 당당하게 그 음반이 있던 자리에 가서 찾았는데 우리가 간 그날 그 시간에는 전시가 되어 있지 않은거 였다.

 

많이 당황했었다. 삐질 삐질 땀을 흘리고 있는 내 옆에서 Y는 침착하게 매장 직원에서 음반을 문의했다.

안에서 한장을 꺼내다 주는데 어찌나 기쁘던지.

 

부푼 가슴을 안고, 동네에 도착해서 Y의 방에 앉아 우리는 다른노래도 필요없이 Rain를 들었다.

그렇게 깨끗하게 그렇게 가슴떨리게 그 노래를 들었던 적이 몇번이나 되나.. 지금 생각하면 그리 많지 않은것 같다. 나중에는 내것도 같은 매장에서 구입을 했다. Y음반에는 그날의 기록이 적혀있다. 언제 받았는지에 대한 기억이..

 

지금도 비가오면, 무의식적으로 어설픈듯한 이 노래의 피아노 전주가 생각이 난다. 그리고 참 슬픈듯 "밖에 비가 내리고 있어요.. 낯선일은 아니죠" 라고 얘기한 데이빗 바이런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짧은 노래다.

 

항상 "당신이 내 인생에 어떤 의미였는지.." 라고 얘기하는 부분이 나오면, 이 노래의 끝을 예감하고 아쉬워 진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노래.. 앞서도 얘기했지만 참 많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날이면, 또 한곡 한곡 새록 새록 기억이 나겠지. 그때 다시..

 

참 자킷디자인을 한 "로져 딘 (Roger Dean)" 이라는 이름을 평생 기억하는 계기가 된 음반도 이 음반이다.

 

 

노래와는 상관없지만.....